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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이낸스는 알고 있다" 권도형의 6700억 스테이블코인 행방

2022년 테라사태 전 5.4억USDT 바이낸스로
전문가들 "사용처는 바이낸스만 알아"
"사용처 드러나면 테라 사태 원인 파악"
디지털애셋 "권도형 도피자금 관련성 추적"

  • 입력 2023.03.12 17:32
  • 수정 2023.03.22 09:51
2020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스케일 메인넷 출시 행사에 패널로 참여해 얘기하고 있다. 출처=테라 유튜브 캡처
2020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스케일 메인넷 출시 행사에 패널로 참여해 얘기하고 있다. 출처=테라 유튜브 캡처

이 기사는 권도형 테라폼랩스(TFL) 대표가 2022년 5월 'UST(테라USD)·LUNA(루나) 가격 폭락 사태(테라 사태)' 이전 5개월간 엄청난 규모의 스테이블 코인을 거듭 이체한 사실을 확인한 단독보도다. 1월 4일 첫 보도에 이어 두번째다.

권 대표는 2022년 1, 4, 5월 세 차례에 걸쳐 홍콩의 커스터디업체 '헥스트러스트'에서 바이낸스 개인 지갑으로 약 6700억원어치 USDT(테더) 5억4000만개를 이체했다. 헥스트러스트는 TFL의 파트너이자 투자처다.

<디지털애셋>은 이 5억4000만USDT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다면 '테라 사태'의 배경과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바이낸스 지갑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 사용처는 권 대표와 바이낸스만 알 수 있다.

권 대표가 테라 사태 이전 거액의 스테이블코인을 움직인 사실은 <디지털애셋>이 찾아내기 전까진 알려진 바 없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월 중순 권 대표를 미등록증권 판매 등 사유로 제소한 소장에도 나타나 있지 않다.

그래서 <디지털애셋>은 권 대표가 테라 사태 이후 도망을 다니면서 환전한 것으로 의심되는 BTC(비트코인) 온체인데이터와 6700억원어치 USDT가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도 아래와 같이 추적하고 있다.

추적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3월 현재까지 권 대표가 움직임 BTC(비트코인)을 대상으로 해 왔다.

우선 권 대표가 LFG(루나파운데이션) 지갑에 보유한 1만296BTC(약 2295억원) 중 3313BTC를 쿠코인과 오케이엑스로, 나머지 약 6983BTC를 정체불명의 지갑으로 이체한 걸 확인했다. 보도는 2022년 11월 30일 이뤄졌다.

이후 3313BTC는 검찰이 동결했고, 정체불명의 지갑으로 이동한 6983BTC 중 약 786BTC가 여러 주소로 이체된 걸 확인했다.

<디지털애셋>은 768BTC 중 권 대표가 2023년 11월~2023년 2월 네 차례에 걸쳐 81억원어치 BTC를 거래소로 이체한 사실도 확인했다.

그 결과 권 대표는 LFG 지갑에 3월 12일 현재 6197BTC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로 16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다만 <디지털애셋>이 확인한 1만296BTC와 SEC가 권 대표 소장에서 밝힌 권 대표의 약 1만BTC에 공통점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디지털애셋>은 그동안 파악한 온체인데이터와 SEC 수사 내용이 같은지 알아보기 위해 SEC에 확인 중이다. 

권도형 대표가 2022년 전반기 '테라 사태' 전에 스테이블코인 USDT(테더) 2억4000만개를 바이낸스 개인지갑으로 보낸 데이터가 최근 추가로 확인됐다.

이체는 두 차례 이뤄졌다. 2022년 1월 28일 오후 9시22분 4000만USDT(당시 약 483억6000만원)가,  4월 1일 오후 8시27분 2억USDT(약 2440억원)가 이체됐다.

<디지털애셋>은 이로써 권 대표가 2022년 1월~5월 바이낸스 개인지갑으로 보낸 USDT는 모두 5억4000만개이고 세 차례로 나눠 이체된 사실을 온체인데이터로 확인했다. 모두 6735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첫번째 이체는 1월 4일 단독보도했다. 이 때 권 대표가 홍콩 커스터디업체 '헥스트러스트'가 보관하던 3억USDT(당시 기준 약 3812억원)를 2022년 5월 6일 오후 6시 22분 바이낸스 지갑으로 보낸 온체인데이터를 확인했다. 헥스트러스트는 TFL의 투자처다.

<디지털애셋>이 지금까지 확인한 TFL의 USDT 이체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2022년 1월 28일 오후 9시 22분: 4000만USDT(당시 기준 약 483억6000만원)

▶2022년 4월 1일 오후 8시 27분: 2억USDT(당시 기준 약 2440억원)

▶2022년 5월 6일 오후 6시 22분: 3억USDT(당시 기준 약 3811억5000만원)

 

6735억원어치 USDT 어디에 썼나?

<디지털애셋>은 USDT 5억4000만개(약 6735억원) 사용처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 이체 3건 가운데 2022년 5월 6일 3억USDT에 대해서는 "UST를 매입해 디페깅(1달러 가치 연동 실패) 방어에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바이낸스 같은 거래소 지갑으로 코인을 이체하면 대개 현금화를 의심하지만 이체 시기 등을 고려하면 디페깅 위기에서 가격 방어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 2022년 5월 6일 오후 6시 22분 바이낸스 지갑으로 보낸 3억USDT는 이체 시점이 UST(테라USD) 디페깅 직전이다.

TFL 커스터디 지갑에서 바이낸스 개인 지갑으로 세 차례에 걸쳐 5억4000만USDT가 이동했다. 출처=센티넬 프로토콜 캡처
TFL 커스터디 지갑에서 바이낸스 개인 지갑으로 세 차례에 걸쳐 5억4000만USDT가 이동했다. 출처=센티넬 프로토콜 캡처

장병국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바이낸스에 UST/USDT 거래쌍이 있었기 때문에 UDST로 UST를 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낸스는 알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체된  USDT의 실제 사용처는 바이낸스와 TFL만이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22년 1월에 TFL지갑에서 바이낸스로 4000만USDT가 이동했을 때도 일시적으로 UST 디페깅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LFG는 “TFL이 (디페깅 방어를 위해) 2022년 5월 8일~10일(협정세계시 기준)에 바이낸스 등 계정을 이용해 UST를 매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LFG는 2022년 1월 LUNA 가격 방어 등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TFL은 UST 디페깅을 위해 2억7600만USDT를 커브로 보냈다. 출처=센티넬 프로토콜 캡처
TFL은 UST 디페깅을 위해 2억7600만USDT를 커브로 보냈다. 출처=센티넬 프로토콜 캡처

TFL이 커스터디 지갑과 커브를 이용해 UST 디페깅을 방어한 흔적도 발견됐다.

TFL은 2022년 5월 8일 2억7600만USDT를 커브 파이낸스의 UST-3풀로 보내 웜홀 UST(이더리움 기반 UST)로 바꿔갔다.

LFG도 2022년 11월 '기술감사보고서'에서 “TFL은 UST-3풀을 이용해 2억7600만USDT로 2억7788만8825UST를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가격방어? 이상 거래!” “LFG 믿을 수 없다” 지적 많아

그러나 권 대표나 LFG 주장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우선 2022년 6월 권 대표가 "지난 2년간 TFL 급여 말곤 번 것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디지털애셋>이 확인한 USDT 이체 규모로 봤을 때 거짓말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김형우 웁살라시큐리티 대표는 “디페깅 방어에 썼다면 디페깅이 일어날 걸 예상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오히려 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페깅 방어에 쓰지 않았더라도 대규모 USDT를 디페깅 전날 보낸 것 자체는 의심스러운 거래로 볼 수 있고 프로젝트 관계자나 관계사도 모르는 내용이라 부정 용도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LFG 기술감사보고서가 '디페깅 방어'를 주장했지만 보고서 자체를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았다.

한 가상자산 전문 회계사는 “LFG 보고서는 정식 기준에 맞춰 작성된 감사보고서라고 보기는 어렵고 당사자간 ‘합의에 의한 보고서(Agreement Upon Procedure·AUP)’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AUP는 감사보고서의 신뢰와 효용 면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낸스. 출처=Kanchanara/Unsplash
바이낸스. 출처=Kanchanara/Unsplash

SEC 권도형 소장엔 USDT 이체 사실 없어

권 대표가 2022년 5월 이전에 USDT 5억4000만개를 바이낸스 개인 지갑으로 이체한 사실은 2월 SEC의 권 대표 소장에도 나타나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SEC는 당시 “권 대표가 비트코인을 환전해 1300억원 이상을 스위스 은행에서 인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USDT 이체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디지털애셋>은 권 대표에게 USDT 사용처를 묻기 위해 권 대표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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