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2024-04-24 (수)

디지털애셋 (Digital Asset)

전체메뉴

본문영역

['비트코인vs 웹3 끝장토론' 전문1] "비트코인 채굴산업 중앙화는 필연적"

2022년 12월 23일 트위터 오디오 방송 '트위터 스페이스' 온라인 밋업

  • 입력 2023.01.08 23:11
  • 수정 2023.01.08 23:12

<디지털애셋>이 2022년 12월 23일 '비트코인vs 웹3 끝장토론' 온라인 밋업을 트위터 오디오 방송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마련했다.

<디지털애셋> 창간 이후 처음 치른 행사였지만 전문가들과 독자들 2만3600여명이 찾을 정도로 관심은 뜨거웠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는 비트코이너 아조씨, 비트코이너 아토믹 비트코인,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가 밋업에 참여했다. 

웹3 옹호론자는 박주혁 쟁글 온체인 애널리스트,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100y a41 리서처였다. 사회는 <디지털애셋> 박상혁 기자가 맡았다.

패널들은 탈중앙화, 대중화 가능성 등 다양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 내용을 가상자산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정확히 알리기 위해 토론 전문을 3차례로 나눠 게재한다. 실제 토론 육성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채굴을 떠오르게 하는 석탄과 비트코인을 겹친 이미지. 출처=Kanchanara/Unsplash
채굴을 떠오르게 하는 석탄과 비트코인을 겹친 이미지. 출처=Kanchanara/Unsplash

<주제토론 1: 비트코인·웹3, 과연 탈중앙성을 가지고 있는가?>

1-1. 웹3 코인 프리마이닝, 탈중앙으로 볼 수 있나?

 

박상혁 디지털애셋 기자 "첫 번째 질문은 웹3 패널분들에게 드리겠습니다. 비트코인 진영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은 프리마이닝(사전채굴) 문제가 없지만, 이더리움을 비롯한 많은 알트코인은 프리마이닝 문제가 있어서 시작부터 탈중앙화가 될 수 없는 구조라는 주장을 합니다. 이에 대해서 웹3 패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지금 프리마이닝 이슈에 대해서 질문을 해주셨는데 워낙 오래된 일이라 좀 가물가물하기는 합니다.

당시 프리마이닝이 문제가 된 부분은 이렇습니다. 

첫째로 프로젝트 출발 당시에는 굉장히 소수한테만 알리고 이런 프리마이닝이 있다는 존재조차 감추거나 아주 까다롭게 위장을 했습니다. 둘째로 대량의 코인을 채굴해서 독점을 하고 있다가 나중에 채굴자들이나 코인 가격이 오르면 덤핑하고 빠져나갔다. 이런 류의 문제들을 지적하기 위해서 프리마이닝이 나쁘다는 얘기가 돌았던 걸로 압니다. 

근데 이더리움 같은 경우에는 초기부터 백서가 나오고나서부터 앞으로의 자금 확보 계획, 말하자면 ICO(Initial Coin Offering·코인발행)와 같은 새로운 펀딩 구조를 제기했죠. 또 그걸 커뮤니티에 충분히 사전에 알리고 어떤 계획으로 어떻게 분배될 것인지를 전부 공유했습니다. 

여기에 커뮤니티 토론을 통해서 이런 펀딩 과정이 나름대로 정당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제네시스블록에 초기개발집단이 코인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기록이 돼 있기 때문에 제가 생각할 땐 당시에 제기됐던 프리마이닝 이슈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탈중앙성 이슈와 초기 제네시스블록에 포함된 이더리움의 양은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이 가지고 있던 이더리움이 그 이후에 예를 들어서 덤핑을 했다든가, 전체적인 거버넌스에 불리한 결정을 했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었겠죠. 그런데 그런 문제가 없었고, 그 이후에 PoW(작업증명)에서 상당히 많은 코인(이더리움)이 대중적으로 채굴이 됐죠. 

특히 비트코인과 같은 ASIC(주문형반도체) 전문 채굴기가 아니라 일반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채굴기를 통해서 코인을 확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초기 개발 집단이 확보했던 이더리움의 지분율이 더욱 축소됐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탈중앙성이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환됐고, 결국 PoS(지분증명) 이전까지 PoW(작업증명)가 여러 문제를 노출했지만 코인 분배에 있어서는 상당히 탈중앙성에 큰 기여를 한 측면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 "그런데 정우현 대표님 말씀대로면 모네로가 훨씬 탈중앙화돼 있어요. 왜냐하면 모네로는 CPU(중앙처리장치) 베이스로 채굴이 이뤄졌어요. 심지어 GPU 채굴도 잘 안되게 해놔서 ASIC이 안 나오게끔 했고요. 또 모네로는 이니셜(ICO)도 안해서 프리마이닝 이슈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그냥 어떻게 잘 퍼졌냐, 잘 배분이 됐냐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절대적 기준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이더리움 프리마이닝 이슈는 사실 저도 한동안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나중에 수치를 확인해보니까 숫자가 꽤 크더라고요. 제가 파악한 바로는 처음에 이더리움이 6000만개 발행 된 것 중에 16~17%정도 1200만개 정도가 사전 분배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게 재단한테 갔다고 하는데 또 보면 이더리움 개발자한테도 (분배가) 돼요. 또 나머지 300만개는 참여한 초기 멤버들이 (이더리움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주더라고요. 그럼 이 물량을 빼면 13~14% 정도의 사전 분배가 이뤄진 건데 저는 이게 좀 그런 게 ICO로 그렇게 많이 팔았다는 게... 

또 ICO니까 괜찮다고 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중으로 혜택을 보고. 팔 때도 (이더리움은) 다오(DAO·탈중앙화자율조직)같은 방식은 아니잖아요. 재단이 어느 순간 팔았다, 여기서 비탈릭이 얼마 받았겠지만 언제 팔았다 이런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과연 (이더리움의 프리마이닝 물량) 사용 방식이 탈중앙화된 게 맞냐는 의문이 들어요. 물론 다른 심각한 사기성 코인에 비하면 이더리움이 훨씬 양호한 건 맞지만, 지금 그 방식이 건전한 거냐에 대해서는... 

이게 다 (트랜잭션이) 남아 있지 않겠지만 지금 (발행량을) 6000만개에서 1억2000만개 정도로 2배밖에 안 풀었거든요. 그렇게 (물량을) 희석을 시켜도 적어도 5% 이상은 현재 공급량에서 차지할텐데 그러면 이거는 단순히 그냥 결과론적으로 놓고 보는 게 아니라 마인드셋 자체가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100y a41 리서처 "저는 정우현 대표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게(프리마이닝 이슈) 이미 백서에 다 나와 있던 사안들이고 이미 커뮤니티에서 합의가 이루어져 있던 사안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이더리움을 구매한 게 아니죠. 그걸 알면서도 이더리움을 구매했기 때문에 저는 그게 큰 이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진영이 이더리움을 공격할 때 자주 거론되는 프리마이닝 이슈가 양 진영의 이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의 목적은 애초에 가장 탈중앙적인 화폐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사토시가 네트워크를 그대로 오픈하고 공정한 채굴을 추구했죠. 반면 이더리움은 계속 프로토콜이 업그레이드 되고 그 과정에서 개발자들도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등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더리움 분배가 투명하게 공개됐기 때문에 저는 (프리마이닝 이슈가) 상관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비트코이너 아조씨 "일단 100y님이 말씀하신대로 양 진영의 이상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평행선을 달린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을 합니다. 

비트코인은 애초에 뭘 컨트롤하려는 의도없이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걸 목표로 만들어졌고요. 이더리움은 후발주자로서의 이상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최적화된 방법을 선택한 거거든요. 그래서 사토시는 사라졌고, 비탈릭 부테린은 남아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따로 할 말은 없는데요.

그렇다고 해도 비트코인 진영에서 이더리움을 프리마이닝 이슈로 공격하는 건 너무 진부하다고 말씀을 하실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우리(비트코인 진영)가 믿는 것은 어떠한 자도 불공정하게 미리 돈을 얻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분노를 하는 거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만들어진 건데 이미 프리마이닝은 알려진 거고 그걸 안 상태에서 너희가 들어왔으니까 문제 삼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것은 이더리움 진영에선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비트코인 진영에서는 아마 영원히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2. 채굴 진입장벽 높은 비트코인, 탈중앙으로 볼 수 있나?

비트코인 채굴장. 출처=Wikimedia Commons
비트코인 채굴장. 출처=Wikimedia Commons

박상혁 디지털애셋 기자 "이번엔 비트코인 패널분들에게 질문드리겠습니다. 웹3 진영 일각에서는 현재 비트코인 채굴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탈중앙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합니다. 조금 전 정우현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GPU 채굴기를 기반으로 한 알트코인 채굴보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활용되는 ASIC 채굴기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미인데요. 이에 대해 비트코인 패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트코이너 아조씨 "탈중앙화가 무엇인지부터 정의를 명확히해야 할 것 같아요. 탈중앙화에는 3가지가 있어요. 논리적 탈중앙화, 정치적 탈중앙화, 구조적 탈중앙화. 뭐 논리적으로는 탈중앙화가 성립될 수 없겠죠. 우리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을 가져야만 가능한 얘기니까요. 구조적인 탈중앙화는 채굴 노드는 이미 탈중앙화가 되어 있는 상태죠. 

그리고 정치적 탈중앙화가 있는데 지금 ASIC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건 구조적 탈중앙화를 얘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관련이 없어요. 

비트코인에서는 가장 큰 비용을 치른 사람을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ASIC이 아니라 양자컴퓨터를 가지고 채굴을 한다고 해도 저희는 땡큐입니다. 전체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를 올려주니까 고마운 거고요. 그게 누구한테 분배되는지는 중앙화와는 크게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은 열심히 채굴을 하면 되고, 나머지 노드 운영하는 분들도 블록 검증을 잘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ASIC의 진입장벽과 탈중앙화는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 "ASIC이 해시레이트가 집중화된다든지, 자본을 가진 사람만 채굴을 할 수 있다든지, 하는 문제제기는 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저는 방향성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봐요. 비트코인은 2013~2014년에 ASIC이 나오면서 채굴이 약간 집중화가 되긴 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사실 분산되는 분위기예요. 중국에 집중돼 있던 채굴기가 지금 미국으로 분산됐죠. 다른 나라에도 많이 분산이 됐고요.

그리고 잭 도시(트위터 공동창업자)도 지금 새로운 채굴기 만들겠다고 하고 있잖아요. 그럼 가정에도 채굴기가 보급될 수 있거든요. 

중요한 건 이런 방향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뭐냐면, 비트코인은 개발 자체도 탈중앙화가 돼 있고, ASIC도 탈중앙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프로토콜을 지향하고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결국 이건 과정의 문제고 현재 상태만 놓고 봐서 "이렇다"고 말하는 거는 좀 어폐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저는 반대로 이더리움은 채굴을 계속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더리움 채굴을 좋게 봤거든요. 정 대표님 말씀하신 것처럼 (GPU 채굴로) 분배도 잘 됐고요. 근데 지금은 방향성을 (지분증명으로) 바꿔버렸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방향성만 놓고 보면 꼭 이런 ASIC이 탈중앙이냐. 그건 아닌 것 같다는 거죠. 지금은 중앙집중인 것처럼 보이고 느리게 느껼질지라도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탈중앙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탈중앙성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아조씨님이) 말씀해주셨는데 더 나아가서 "탈중앙성이 왜 중요한가"라는 문제를 짚어봐야 될 것 같아요. 

아까 탈중앙성의 세 가지 기준을 말씀하셨는데 비탈릭 부테린도 논문에서 "탈중앙성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 답하면서 검열저항성, 공격저항성, 공모저항성을 얘기합니다. 

비트코인 진영에서 많이 지적하는 게 검열저항성인데 사실 공모저항성이나 공격저항성도 굉장히 중요한 탈중앙성의 이유예요. 

그래서 채굴 해시파워가 집중이 되면, 특히 51%를 넘어가게 되면 이 부분은 공모저항성이나 공격저항성을 크게 훼손시킨다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해도 (51% 공격이) 자동적으로 체인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저항성이 크게 훼손되는 것은 사실이라는 얘기예요.  

사실 제가 초기에 비트코인 채굴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는데 당시 비트코인 진영에서도 풀이 50%가 넘을 수 있다는 위협감 때문에 풀을 분산시키자는 호소가 많은 커뮤니티에서 있었어요. 

또 다른 ASIC 채굴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제기도 있었고요. 국가별로 확산을 시키는 중국 중심의 채굴 생태계를 분산시키자는 커뮤니티 요구도 있었습니다.

그런 요구들이 상당히 의미 있는 요구들이 있었고 실행이 이루어졌지만, 결과적으로는 여전히 그 메커니즘이 이루어지는 이유가 ASIC 채굴기에 대한 투자, 그러니까 스케일링의 크기가 사실은 경쟁력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큰 자본이 투자될수록 더욱 효율성이 높아지고 작은 자본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시파워가 집중이 됩니다. 해시파워 집중에 있어 인물이 바뀔지는 몰라도 똑같이 독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은 틀림이 없습니다.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면서 채굴 주도권이 미국이나 다른 국가로 많이 넘어갔지만, 실상 넘어간 주체들을 보면 중국에서 주도권을 잡았던 곳들이 미국 등으로 넘어간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어느 한 집단의 한 기업이 굉장히 강력한 ASIC 채굴기를 개발한다면 분산화가 많이 약해질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ASIC 채굴기 기반의 비트코인 생태계는 앞으로도 계속 중앙화될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비트코이너 아조씨 "비트코인 ASIC 사업, 다시 말해서 비트코인 마이닝(채굴) 사업이라고 할게요.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에는 경제적 해자가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상 다른 사업들을 보면 선두주자로 나간 기업이 경제적인 해자를 구축해서 후발주자들을 못 따라오게 만들어요. 

근데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은 먼저 ASIC을 사서 진입하는 곳이 가장 불리합니다. 무어의 법칙으로 인해 계속 반도체 가격이 싸지고 해시파워는 올라간단 말이죠. 같은 전기로 더 많은 해시파워를 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ASIC 채굴기로 돈을 번다는 소문이 돌면,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자본이 비트코인 마이닝 게임판 밖에서 들어오게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관념에서 보면 과점이나 독점이 발생했을 때 해당 업체가 초과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에서는 경제적 해자가 없어서 오히려 (선두주자의 진입을) 청신호로 생각해서 들어오는 업체들이 많아질 거예요. 

ASIC이 단순히 해시파워에서만 봤을 때는 너무 집중화되고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처럼) 경제적 해자가 없는 완전 경쟁 시장에서는 오히려 (집중화를 시도하는 업체가) 자기 목을 조르는 일이라는 거죠.   

물론 그렇게 목 조르는 일이 전체 비트코인 생태계에는 도움이 됩니다. 해시레이트가 올라가니까요."

*무어의 법칙: 반도체에 집적하는 트랜지스터 수가 24개월마다 2배로 는다는 법칙.     

 

박주현 쟁글 온체인 애널리스트 "예전엔 저도 무어의 법칙과 관련해서 아저씨님의 말에 납득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무어의 법칙에 대한 최근 동향을 보니, 무어의 법칙이 깨졌더라고요. 

아조씨님이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엔 경제적 해자가 없다고 하셨는데, 지금 그 근거로 무어의 법칙을 대셨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무어의 법칙이 깨진 상황인데 혹시 이 사실에 대해 아조씨님의 다른 의견이 있을까요?"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 "경제적 해자가 없다는 것에 대해 제가 하나 첨언을 하면, 비트코인 채굴은 기본적으로 에너지하고 컴퓨터의 함수예요. 

그러니까 무어의 법칙에 근거한 효율을 못 내더라도 에너지 생산 측면에서 효율을 내면 상쇄가 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가 확장되면서 실제로 효율을 높여가고 있어요. 이에 따라 (에너지) 비용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해자: 성곽의 주위를 둘러싼 도랑을 의미. 경제학에서는 경쟁사의 침입을 막는 높은 진입 장벽과 경쟁우위를 뜻함. 

박주혁 쟁글 온체인 애널리스트 "제가 에너지 전문가는 아니지만 신재생에너지 비용은 상당히 낮아진 건 맞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내려갈 거란 보장은 없죠. 

또 신재생 에너지 확보하는 데 활용되는 원자재에 대한 공급망이 기존에는 차질 없이 전 세계적으로 짜여져 있었죠. 

그런데 앞으로는 중국, 러시아 등의 나라가 미국하고 적대적 관계를 형성하고 본국의 원자재를 수출하지 않는다면 신재생 에너지 비용이 더 이상 낮아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 "그럼에도 에너지 소스는 계속 확장되고 있잖아요. 

경제적 해자에 초점을 맞춰서 좀 더 말씀을 드리면, 어쨌든 이건(비트코인 채굴 사업은) 어디서든 들어올 수 있다는 거고, 효율성만 확보가 되면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싶어요.  

그리고 ASIC 채굴기를 되게 비싸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 알리익스프레스같은 사이트 확인해보면 ASIC S17 모델 한 60만원에서 70만원 정도해요. 생각하는 정도로 그렇게 엄청 비싼 건 아니라는 얘기죠. 

물론 요즘 채산성이 떨어져서 (싸게) 팔려나가는 것도 있지만, (채굴기가) 자꾸 생산되면서 값이 좀 낮아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저도 이더리움, 비트코인 채굴 모두 직접 해봤지만 채굴의 기본적인 경제 시스템은 일단 브레이크 이븐 포인트(손익분기점)까지 전부 해시파워를 늘려요. 

해시파워를 최대한 늘리면 무조건 돈이 남으니까요. 그래서 손익분기점까지는 경쟁이 심화돼서 내가 손해가 나더라도 미래에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단기적으로) 손익분기점보다 좀 더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해시 경쟁이 올라가요. 

여기서 초기에 참여했던 전기료가 쌌거나,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는 두 가지 방향을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때까지는 계속 해시파워가 올라가겠죠. 

근데 이후에 손익분기점 구간에서 약간의 마이너스 포인트로 내려가면 그 다음부터는 더 이상 새로운 해시파워를 투입해봤자 손해가 나니까 해시파워가 하나씩 떨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처럼 전기료가 갑자기 상승을 한다든가, 서플라이 체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상당수 많은 채굴자들이 적자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비트코인 채굴 업체 중에 상당수가 이러한 문제에 직면해있죠. 

그러니까 직접 채굴을 해봤으면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이 경제적 해자가 없다고 얘기하긴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건 상당히 일반화된 채굴 산업의 상식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큰 자본을 투입하는 쪽이 가장 유리하게 되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곳이 비트코인 채굴이라고 봅니다. 이에 따라 채굴 산업이 중앙화 및 과점화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 "개별 기업 단위로 보면 돈 많은 거 하면(자본을 많이 투입하면) 효율이 높아지는 측면은 있어서 (정 대표님의) 방금 말씀에 일부 일리는 있습니다.

근데 비트코인은 어느 한 국가에 계속 집중이 되지 않고 특정 시점에 특정 지역에서 너무 (비트코인 채굴이) 집중되거나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기 시작하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굉장히 유연합니다.

그래서 염려하시는 중앙 집중화 문제를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이너 아조씨 "잠깐 제가 얘기했던 무어의 법칙만 짚고 넘어가면, 모비드님(박주혁 쟁글 온체인 애널리스트)이 말씀하신 것처럼 무어의 법칙의 사전적 정의는 2020년대가 되기 전에 깨지긴 했어요. 

근데 최근에는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전력 대비 컴퓨팅 파워를 올리는 방법 등을 통해 (무어의 법칙을 우회적으로) 실현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원래 무어의 법칙의 정의처럼 트랜지스터의 집적도가 높아지지는 않는데 똑같은 전력으로 더 높은 컴퓨팅 파워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오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여기서 최고 효율 가운데 하나가 ASIC입니다. ASIC은 오로지 특정 연산만을 위해 만드는 반도체거든요. 

이런 새로운 컴퓨팅 기법들이 나오고 반도체 공정도 개선을 하면 반도체 성능은 계속해서 좋아지죠. 

그리고 정 대표님이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규모의 경제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규모의 경제라는 건 생산량이 늘었을 때 투입되는 고정비의 값이 낮아지는 걸 뜻해요. 

그런데 제가 비트코인 원가를 한번 계산해본 적이 있어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채굴기를 얼마에 파는지 봤는데 컨테이너 박스를 11만달러(약 1억3860만원)에 팔더라고요. 

그리고 그게 천몇백 킬로와트인가요. 그거를 쓴대요. 그래서 그거를 우리나라 농업용 전기 기준으로 한번 계산을 해봤어요. 우리나라에선 농업용 전기가 제일 싸니까요. 그랬더니 전기료 대 컨테이너 박스 채굴기의 비용 비율이 1 대 8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채굴 기업이 원가가 나오면 그중에 1/9만 채굴기(비용)라는 뜻이에요. 

이게 채굴기를 고정 비용으로 보는지 안 보는지는 모르겠는데 규모의 경제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규모의 경제라고 하는 것은 채굴기 가격만이 아니라 전기료 자체가 그렇습니다. 

 

비트코이너 아조씨 "그거는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바잉 파워(Buying Power)죠."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그게 규모의 경제입니다. 비트코인을 생산하기 위해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계산함에 있어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효율성이 올라가는 게 규모의 경제죠. 

그러니까 비용에는 채굴기도 있고, 전기료도 있고, 맨파워(Manpower·숙련인력)도 있고 그걸 관리하는 전반적인 능력도 포함이 될 수 있겠지만, 채굴 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기료예요. 

물론 외부 변수로 비트코인 가격이라는 요소가 있지만, 전기료와 채굴기의 효율성. 이 두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그게 규모의 경제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이고요."

 

박상혁 디지털애셋 기자 "양쪽 패널분들 모두 좋은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하면 웹3 패널분들은 비트코인 채굴 산업의 특성과 채굴기 성능 발달사를 봤을 때 앞으로 비트코인 채굴이 탈중앙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구조적인 측면에서 말씀해주신 것 같고요. 

이에 대해 비트코인 패널분들은 비트코인 채굴을 둘러싼 우려가 그동안 있었지만 그때마다 채굴 산업이 지역적으로 유연하게 분산화됐고, 채굴기 원가 비용 비율 등을 계산했을 때 비트코인을 규모의 경제나 경제적 해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비트코인은 여전히 탈중앙화돼 있다는 점을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시간관계상 이 주제는 여기까지 이야기하는 걸로 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1-3. 웹3 거버넌스 구조 중앙화 지적... 탈중앙으로 볼 수 있나?

블록체인을 형성화한 이미지. 출처=Shubham Dhage/Unsplash
블록체인을 형성화한 이미지. 출처=Shubham Dhage/Unsplash

박상혁 디지털애셋 기자 "여러 웹3 프로젝트의 거버넌스 구조가 탈중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중앙화의 성격이 짙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특히 현재 웹3를 대표하는 프로젝트인 이더리움에서도 거버넌스 구조 중앙화 문제가 거론되는데요. 

예를 들면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EIP(이더리움 개선 제안)는 누구나 제안할 수 있고 투명하게 공개되지만, 실질적으로 EIP를 주도하는 주체는 특정 개발자들로 한정되어 있다는 거죠.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비탈릭 부테린의 의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의견도 나오고요.

이를 두고 "비탈릭 부테린은 '자비로운 독재자(Benevolent Dictator)'"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웹3 패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00y a41 리서처 "여기 댑(DApp) 등에서 거버넌스 실제로 참여하신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보통 댑 거버넌스에 어느 제안이 올라오냐면요.

어떤 A라는 네트워크의 거버넌스에 "브리지를 도입할 건데 이 브리지를 할까 말까" 이 정도의 거버넌스가 많이 올라옵니다. 

이런 식의 거버넌스 제안을 저도 탈중앙화된 거버넌스로 정의해야 된다고 생각은 합니다. 

근데 이더리움의 경우에는 이미 어느정도 공공재적인 성격을 가진 네트워크가 됐기 때문에 그런 거버넌스(앞서 말했던 통상적인 댑 거버넌스의 제안이)가 올라오지는 않는다는 점을 첫째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둘째로 저희 a41의 제이님이 EIP에 대한 통계를 낸 적이 있어요. 

그 통계를 보면 EIP 제안 중 대부분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코어나 ERC 토큰 표준을 제시하는 제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런 거버넌스 같은 경우는 저도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하기도 어려울 구조일뿐더러, 굉장히 고도화된 컴퓨터 지식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걸 완전히 탈중화된 거버넌스 방식으로 풀어나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IP는 누구나 제안할 수 있고 그 제안이 심사를 받기 전에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적으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만큼 그렇게 중앙화돼 있지는 않다는 점을 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 "근데 이게 진짜 문제는 아까 이더리움 프리마이닝 이슈랑 연관이 됩니다. 이더리움은 자기 자신한테 발행한 이더리움 물량을 가지고 개발 비용 등에 쓰고 있잖아요. 

여기는 펀딩 소스부터가 중앙화된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고 개발도 대부분 해당 펀딩을 통해 이뤄지고 있잖아요. 그러면 (거버넌스 제안에 대한) 결정도 당연히 그쪽(펀딩 주체)에 집중이 된단 말이죠. 

이를테면 이더리움 더머지 업데이트의 경우도 진작에 한다고 했는데 계속 연기가 되다가 이제서야 됐잖아요. 사실 블록체인에서 탈중앙화된 상태로는 연기가 되는 게 쉽지가 않거든요.

그렇게 연기가 쉽게 됐다는 것은 이더리움 거버넌스나 의사결정 체계가 굉장히 중앙화됐다는 거죠. 그리고 여기에 비탈릭 부테린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맞고요. 제가 본 것만 해도 EIP-1559 제안 나왔을 때 비탈릭 부테린이 "이거 좋아"라고 하니까 바로 휙 넘어가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정리하면 첫째로 이더리움은 시작 전부터 펀딩 구조 자체가 중앙화됐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그 중심에 비탈릭 부테린이 있는 이 구조 자체가 상당히 중앙화됐다고 봅니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지금 이더리움 메인넷과 그 위에 올라가는 댑 거버넌스, 레이어2 거버넌스 등을 뒤섞어서 지적을 하신 것 같은데 사실 레이어 별로 다른 태도(거버넌스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이더리움 메인넷 수준에서는 그런 명시적인 거버넌스를 가능한 도입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투표와 같은 시스템이 여전히 문제가 많고요. 특히 토큰 배분이나 신원증명 솔루션이 아직 부재한 상황에서 토큰 투표 자체가 가지는 부정적인 영향이 굉장히 크기도 합니다. 

또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데 있어서도 여전히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메인넷 수준에서는 가능하면 어떤 사람들의 개입에 있지 않고 합의된 프로토콜이 자동적으로 돌아가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댑 수준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자들의 의사를 결집해서 방향성이나 어떤 파라미터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으로 사용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 메인넷에서는 과연 어떻게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냐. 이 부분에 있어선 비트코인과 차이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메인넷 수준에서는 안정적인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하드포크 전략을 선택합니다.

비트코인은 주로 소프트포크에 기반해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려고 하는데요. 그럼 이더리움이 왜 하드포크를 업그레이드 전략으로 선택을 했느냐. 거기에 대해선 기술적인 이유도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커뮤니티의 동의를 명시적으로 묻는 절차거든요. 

그러니까 하드포크로 업그레이드가 되면 생태계에 있는 사용자들이 자기가 업그레이드를 선택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명시적으로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 업그레이드를 본인이 명시적으로 한다는 것은 업그레이드에 포함된 내용에 동의한다는 것을 능동적으로 표시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소프트포크는 자기 클라이언트를 업데이트하지 않아도 기존 클라이언트가 돌아가요. 소프트포크 업데이트가 있더라도 명시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의사를 묻는 과정이 생략되는 거고요.  

정리하면 이더리움이 지금 굉장히 혁신적인 업그레이드를 많이 하고 있는데, 하드포크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업그레이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물론 EIP 제안 같은 것들이 내부 그룹에 의해 편향적으로 결정된다는 지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결국 전체 커뮤니티 차원에서 최종적 판단이 하드포크로 이뤄진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비탈릭 부테린이 개발 측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사실 비탈릭의 영향력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비탈릭 본인부터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탈중앙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대부분의 코어 프로그래밍은 (비탈릭이 아니라) 지금 여러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나 노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팀들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습니다." 

 

1-4. 이더리움 MEV 문제, 탈중앙으로 볼 수 있나?

이더리움 로고를 꾸민 이미지. 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이더리움 로고를 꾸민 이미지. 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박상혁 디지털애셋 기자 "이더리움 이야기를 계속하면, 지금 이더리움 MEV 문제, MEV 부스트의 중앙화 문제가 거론되고 있어요. 추후 MEV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BS 등의 장치를 새로 도입해도 또 다른 중앙화 문제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MEV(Maximal Extractable Value):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블록생성자가 블록 생성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익을 의미. 

 

박주혁 쟁글 온체인 애널리스트 "먼저 MEV 부스트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MEV 부스트는 플래시 봇이라는 개발 업체에서 MEV에 대한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입니다. 일종의 클라이언트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금 MEV 부스트 중앙화 문제 관련해서 MEV 부스트를 만든 플래시봇을 보면 그렇게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플래시봇은 본인들이 만든 MEV 부스트를 오픈 소스로 전부 공개했어요. 또 아이겐 레이어처럼 플래시봇 외에도 다른 프로젝트들이 플래시봇과는 다른 방식으로 코드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MEV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프로젝트들이 계속 존재하는 이상 MEV 중앙화 문제는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100y a41 리서처 "지금 MEV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중계인 역할을 하는 릴레이라는 역할군이 가장 중앙화에 취약해요.

그런데 추후에 PBS가 이더리움에 도입되면 릴레이라는 역할군이 사라져서 지금 지적되는 중앙화 문제는 없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빌더(Builder·생성자) 측면에서 새로운 중앙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혁님이 말씀하신 아이겐 레이어도 이 빌더의 중앙화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제안을 많이 내고 있고요. 플래시봇도 빌더 중앙화 문제 해소를 위해 수아베라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MEV 중앙화 문제를 보면, 하나를 고치면 또 어디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문제가 나올 때마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BS(Proposer-Builder Seperation):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 생성 과정에서 탈중앙화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 제안자(Proposer) 이외에 생성자(Builder)라는 새로운 주체를 추가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1-5.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초국적인 규제가 실시된다면, 탈중앙화가 가능할까?

비트코인 채굴 업체 아르고 블록체인의 채굴장 시설 이미지. 출처=Wikimedia Commons
비트코인 채굴 업체 아르고 블록체인의 채굴장 시설 이미지. 출처=Wikimedia Commons

박상혁 디지털애셋 기자 "지난해 유럽연합(EU)이 합의한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s)나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가 구성한 초국적인 가상자산 규제 태스크포스 등의 사례를 보면, 초국적인 가상자산 규제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어요. 

그런 맥락에서 향후 초국적인 가상자산 규제가 이뤄지면 아까 비트코인 패널분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채굴 업체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검열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되면 비트코인의 탈중앙성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트코이너 아조씨 "일단 질문 주신 내용이 성립하려면 초국가적인 규제를 하는 모든 국가가 (비트코인 채굴 규제에 대해) 다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해요. 

근데 (역사적으로 세계 모든 국가의 의견이 일치되는 것을)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고요. 아마 앞으로도 그런 일을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가정에 가정을 해서 인류가 인간 본성을 거스르고 어떤 이상적인 합의 세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볼게요. 만약 그런다고 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무너지겠죠. 

왜냐하면 우리는 신뢰가 아니라 검열 받지 않는 것을 원하는데 실제로 검열이 되면..(무너지는 거니까요)

아마 그렇게 되면 이제 그에 대한 하드포크가 일어나겠죠. 아까 이더리움 관련해서 GPU든 CPU든 채굴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는 좋은 말씀들을 해주셨는데, 그런 식으로 채굴자들이 독점하고 있던 파워를 어떤 방식으로든 상실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겠죠. 

그래서 하드포크가 일어나면 (검열저항성이 있는) 새로운 비트코인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정리하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초국적인 비트코인 검열이 일어난다는 것은 가정의 가정이기 때문에 이뤄지기가 힘들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디지털애셋 (Digital Ass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