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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실체도 없는 데이터 픽셀 쪼가리' 을지로 카페에서 실체를 찾았다!

8년간 홍제동 카페하던 사장님이 NFT에 뛰어든 이유
'카페 멤버십 NFT 프로젝트' 하이드미플리즈 인터뷰

  • 입력 2023.04.23 16:01
  • 수정 2023.04.25 19:45
하이드미플리즈 을지로점 간판.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하이드미플리즈 을지로점 간판.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형은 너희가 이런 실체도 없는 데이터 픽셀 쪼가리에 투자하는 걸 보니 걱정돼서 잠이 안 온다”

 

한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 커뮤니티의 글짓기 대회에서 투표를 통해 1등으로 선정된 문구다.

과격한 표현인 듯 하지만, 블록체인이 아닌 업계에서, 사실은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NFT를 향한 시선은 대부분 부정적인 게 사실이다.

NFT가 실체도 없고 쓸 곳도 마땅치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NFT의 쓸모를 찾았다.

대표적인 PFP NFT 프로젝트인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C). 몇 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으로 유명하다. 출처=오픈시 웹사이트 캡처
대표적인 PFP NFT 프로젝트인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C). 몇 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으로 유명하다. 출처=오픈시 웹사이트 캡처

NFT 열풍의 시작은 몇 억원이 넘는 고가의 프로필사진(PFP)이었지만 시장은 더 실용적인 걸 원했다.

그러던 중 트위터에서 ‘하이드미플리즈(또는 하미플)’라는 NFT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웹3 생태계 참여자들이 이 카페에 열광하는 걸 목격했다.

소문대로 을지로 한 골목에서 ‘Hide Me, Please’라고 적혀 있는 간판을 발견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갔다.

하이드미플리즈 간판.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하이드미플리즈 간판.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유현 대표는 “이름이 하이드미플리즈인데 너무 대놓고 있으면 좀 그렇고 주변 상권 등을 고려해서 위치를 골목길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날 유현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렇게 4월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점에서 공동창업자인 유현 대표와 김대성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만났다.

하미플의 시작은 서대문구 홍제동의 동네 카페였다.

개발자 출신인 하미플의 유현 대표는 "일에 파묻혀 지내다가 어느 순간 번아웃(스트레스 등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기력이 소진되는 현상)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던 중 그는 어떤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리고 그 공간에 숨고 싶었고 사람들도 바쁜 일상 속에 그곳으로 숨으러 오길 바랐다.

그렇게 2015년 ‘하이드미플리즈’ 카페가 홍제동에서 문을 열었다.

하이드미플리즈 홍제점. 출처=하이드미플리즈 인스타그랩 캡처
하이드미플리즈 홍제점. 출처=하이드미플리즈 인스타그랩 캡처

 

“처음엔 카페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당시 저는 숨을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이름을 하이드미플리즈(Hide Me, Please)로 지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주변에선 반대를 많이 했죠. ‘무슨 가게 이름이 그러냐’면서요. 그런데 그때는 저 스스로 숨어 있을 공간이 필요해서 그렇게 고집을 부렸던 것 같아요.” -유현 대표

 

하미플은 홍제동에서 동네 카페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특히, 2020년~2021년 코로나19가 외식업계를 강타했던 때에도 “보조금을 못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매장이었다.

 

하미플 을지로점에 있는 NFT 멤버십 혜택 설명표.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하미플 을지로점에 있는 NFT 멤버십 혜택 설명표.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그러다 유 대표는 2021년 말 지인들로부터 NFT라는 신문물을 접했다. 그는 “개발자 출신으로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아서 NFT는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F&B(외식) 사업과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는 기억했다. 2022년 4월부터 1차, 2차에 걸쳐 25개씩 이더리움 기반으로 하미플 NFT를 출시했다.

멤버십 NFT는 통상 보유자에게 특정 상품 구매시 할인 등 혜택이 주어진다.

하미플도 혜택이 있었지만 다른 NFT보다 더 파격적이었다.

1차 NFT 보유자는 ‘평생’ 하루에 커피나 음료 한 잔이 무료다. 2차 NFT 보유자는 평생 커피나 음료 주문시 1+1 혜택을 받거나 디저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개인 사업자로서 NFT 시장의 주목을 받으려면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필요했어요.

또 실제로 이렇게 강력한 혜택을 줘도 수익이 남을지를 테스트해 보고 싶었어요.” -유현 대표

 

하미플 3차 NFT 카멜레온 소녀. 출처=오픈시 웹사이트 캡처
하미플 3차 NFT 카멜레온 소녀. 출처=오픈시 웹사이트 캡처

 

기자도 같은 궁금증이 들었다. “이거.. 이렇게 평생 월에 한 번 씩 공짜로 먹게 해주면 남는 게 있나?”

왜냐면 하미플은 1, 2차에 이어 3차 NFT 500개를 판매하고 있고 수요가 있다면 계속 멤버십 NFT를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보면 NFT를 도입하고 카페 매출은 늘었다.

김대성 CFO는 “NFT 도입 이후 작년 같은 달보다 월 매출이 15% 늘었다”고 설명했다.

 

“F&B에서 중요한 건 단골 고객 확보예요. 자주 오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그걸 NFT가 도와주더라고요.

하미플은 카페라서 인테리어와 디저트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서, NFT 보유자가 커피를 공짜로 마시러 와도 디저트를 돋보이게 해서 사 먹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을 적용하는 거죠.

이런 과정을 적용하면 NFT 보유자 한 명당 20~30%의 비율로 수익도 거두곤 했어요.” - 유현 대표

 

하미플 홍제동 중앙에는 넓은 스크린이 뉘어져 있고 거기에는 그림과 영상이 전시장처럼 송출되고 있다.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하미플 홍제동 중앙에는 넓은 스크린이 뉘어져 있고 거기에는 그림과 영상이 전시장처럼 송출되고 있다.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하미플은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커뮤니티가 구축될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미플 을지로점에 가면 중앙에 큰 화면이 뉘어져 있고 거기에 그림과 영상이 게시돼 있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이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협업을 많이 하는데 사실 저희는 대관비를 따로 받거나 하지 않아요. 커피값만 받습니다.

하미플을 마치 캔버스처럼 열어 놓고 그 위에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이 공간을 자기 것처럼 즐기게 하는 거죠.

그렇게 되니까 하미플에 호감을 갖게 되고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하미플에 대한 좋은 얘기가 퍼지는 거죠.” -김대성 CFO

 

실제로 하미플은 디지털 아티스트의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이곳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오프라인에 대한 관심이었다.

 

“디지털 아티스트들은 특히 온라인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자신의 그림들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해요.

현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걸 아주 좋아해요. 그렇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죠” -김대성 CFO

왼쪽부터 최은석 하미플 최고전략책임자(CSO), 유현 하미플 대표, 김대성 하미플 CFO. 셋은 하미플 프로젝트의 공동창업자다. 최은석 CSO는 일정상 인터뷰 참여는 하지 못하고 사진 촬영만 함께 했다.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왼쪽부터 최은석 하미플 최고전략책임자(CSO), 유현 하미플 대표, 김대성 하미플 CFO. 셋은 하미플 프로젝트의 공동창업자다. 최은석 CSO는 일정상 인터뷰 참여는 하지 못하고 사진 촬영만 함께 했다. 출처=박범수/ 디지털애셋

 

이들은 끝으로 NFT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근원 사업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특히 카페라는 근원 비즈니스를 탄탄하게 한 뒤 NFT를 도입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미플 전체 고객 중 NFT 멤버십을 사용하는 고객의 비율은 5% 정도예요.

이 비율을 높일 계획은 있지만 목표 비율은 10%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NFT 멤버십 결제 비율이 높아지면 좋긴 한데 너무 높으면 거기에 잠식되거든요.

제일 중요한 건 근원 비즈니스인 것 같아요. 하미플은 F&B가 근원 사업이니 좋은 공간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거죠.

결국 미래에는 NFT를 비롯한 웹3 생태계가 더 커질 것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꾸준히 잘하면 하미플에 더 높은 가치가 생길 거라고 봅니다.” -유현 대표, 김대성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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